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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림사업이 (정말) 완전히 끝났고, 겨울이 (정말) 완전히 찾아왔다.
매일 당연히 보던 얼굴들이 새로운 얼굴로 교체되고, 시종일관 밖에 있던 일상이 실내로 입장 되었다.
벌써부터 참 냉혹하고 엄혹하다. 문밖을 나설 때면 눈을 제외한 모든 곳을 옷 속에 숨겨내야지만 살이 아려오지 않는다. 실내기가 있는 방안은 너무 아늑해서 창문을 열면 어색할 정도로 찬바람이 손끝을 할퀸다. 직사각형 모양의 이 방과 밖은 정말 다른 세계 같다. 두 세계 사이에는 반짝이는 햇살만 공유될 뿐이다.
겨울사업이 참 하기 싫거나 혹은 너무 하고 싶었다. 내가 누굴 가르쳐본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잘 안났다. 조림지 직원처럼 이미 익숙한 사람들이 아닌, 대중에 광고하고 함께할 사람을 모아야만 했다. 꾸준히 일정한 시간동안 내가 가진 것들을 내놓아야할테고, 그것들을 몽골어로 해내야만 한다. 부담스럽고 귀찮지만 참 귀했다. 몽골에서의 일상은 거센 언어부터 사방에 존재하는 모래 입자들, 겨울사업을 고민해야 하는 지금까지도 참 생소하고 낯설다.
좋아하는 작가가 그랬다. ‘가르친다는 것’은 ‘내 것을 나누어주는 것’이 되는 거라고. 틈만 나면 자리에 앉아 오금을 늘렸던 것처럼, 그럼 나도 내게 익숙한 것들을 나누어주면 되지 않을까라고.
다행히 동네에 명상을 목적으로 바닥에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장소가 정해졌으니 사람을 모으자. 페이스북에 글을 적었고, 삽시간에 댓글이 달려 담당자와 나는 당황했다. 너무 많은 사람이 오는 거 아니야? 결국 참여자의 순번을 달기 시작했고 그렇게 당일이 되었다.
헐~ 역시. 관계자를 제외한 3명만이 자리에 앉았다. 다행히 공간이 작으니 아담하게 몸을 풀어낼 수 있겠다. 얼굴이 벌겋게 오르며 정성스레 적어간 순서지를 따라 시간이 흘러갔다. 허나 예상과 다르게 요가가 익숙한 이들이 다수였고, 첫 시간부터 몽골 특유의 냉한 반응과 지적들이 나왔다. (ㅋㅋ) 나름대로 호의적이거나 열정적(?)인 반응을 기대했던지라 풀이 죽었다. 조금 지친 채로 잠이 들었고 굴하지 않고 둘째 날 요가를 시작했다. 입을 대던 어른들은 모두 없고 조용하던 학생 하나만 와 있는게 아닌가? (속으로 반갑다했다) 내 몸과 마음만 챙겨갔던 첫날과 달리 둘째 날은 몽골어가 더빙된 요가 비디오가 있었다. 재생 버튼을 누르고 학생과 나는 차분하게 몸 경계 사이사이를 풀어갔다. 오금을 펴낼수록 긴장도, 권태도, 지루함도 사라졌다. 요가 후 사람들의 반응, 추위에 대한 염려, 저녁 메뉴 같은 사소한 생각들이 다 사라지고 몸과 내 의지, 그 두 가지만이 존재했다.
어느 날은 쓸쓸하게 혼자서 요가매트를 터덜터덜 펴는 날도 있었고, 어떤 날은 사람이 2명밖에 없어서 나의 계획을 해명해야 하기도 했었고(ㅋㅋ), 어떤 날은 일본 친구와 함께 외지인으로서의 소회를 나누기도 했었고, 어떤 날은 학생들과 방과 후 활동처럼 KPOP 댄스를 둠칫둠칫 배우기도 했다. 시내에서 떨어진 조림지였던만큼 한정된 사람들만 만나던 봄, 여름, 가을을 지나 겨울에는 나의 바람대로 동네의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섞이고 있다.
하루 중 1~2시간 남짓한 시간이지만 이 시간이 나의 하루, 나아가 긴 겨울, 몽골에서의 모든 기억을 지탱해 줄 거라 믿어진다.
//그렇게 오금이 완전히 펴지면 난 더 자유로워질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