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온 편지[2018몽골] 어떤 생각들 ? 이나리 단원

– 어떤 생각들

여름이 지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완전히 갈듯말듯 조금씩 등을 돌리고있는게 느껴진다.
겨울이 긴 몽골, 여름은 어느때보다 선명했고 짙었다.
그렇게 3개월이 저물어간다. 달려가서 잡아내고싶지만 그것 역시 나만의 흐름인 것 같다.
어쩌다 작년단원 에세이를 펼쳐보게되었다.

8월, 그 친구들도 나와같이 ‘일상의 피로 혹은 다시금 처음’에 대해서 써나간 것 같았다. 그러다 10월, 이별의 글들을 예습해보았다. 바보같이 눈이 금새 무거워졌다. 미리 예습할 과목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ㅎㅎ 몽골사람들처럼 헤어질땐 묵직하고 쿨하게(?)ㅎㅎ,,


– 감사합니다, 일상

이 나무가 살아있는 것인지 그 명을 다해버린 것인지, 약 30만평의 조림지에 그런 조사들을 나무를 하나하나 보아가며 하고있다.

처음엔 작년 조사치에 고사한 것들을 빼버릴까하다가 결국은 한땀한땀 걸어내면서 조사를 진행하기로했다. 한숨이 절로 나오는 크기였지만, 3주째 꾸준히 하루하루 밟아보다보니 이미 끝에 서있게되었다.

이 곳에서는 꾸준히 나의 속도, 어려움 앞에서의 반응들 을 유심히 지켜보게된다. 나혼자 시간을 급하게 달려 섣불리 겁먹고 배가 차서 헉헉대진 않았는지. 혼자만의 끊임없는 단정과 판단을 하늘에 펼쳐놓는다. (이 조용한 곳에서도 그렇게 마음은 분주하다ㅎㅎ) 그렇게 나는 젓가락, 혹은 그보다 더 작은 나무가지에 달린 먼지만한 잎의 유무를 확인해나갔다.

‘모든 삶은 작고 크다’

(예전에 얼핏 “나무수업”이라는 책을 보며 나무들이 끊임없이 아래로 위로 대화중이고 협업해서 약한 것들을 끌어주고 밀어주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신기하게도 살아있는 나무 곁에는 연속해서 살아있는 나무가 존재한다.)

도저히 걷는게 지쳐서 풀썩 주저앉으면 저수지 옆, 물을 듬뿍받고 자란 나무들이 나를 잎으로 가지로 감싸안아준다. 그러다보면 길을 걷다가도 작은 풀 속에 생동하는 나무가지가 보이고, 저기 김씨네 댁- 최씨네 댁에 무슨 나무가 심겨졌는지부터 먼저 보인다.

내 속에 자꾸자꾸 생동하는 자연들을 알알히 담아간다. 계속해서 눈에 담기는 것에 시선이가듯이, 자연의 시간을 따라 사는 것이 문득 매우 벅차다.

때로는 지쳐 이상하게 사방으로 튈까봐, 나의 속도를 바라보고 잠시 앉았다간다.

8월,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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