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온 편지[2017몽골] 처음과 같이 ? 이다영 단원

#처음과 같이.

조림사업이 마무리되었다. 그 안에서 행복했던 순간과 힘들었던 순간들이 스친다. 아직 끝난 게 아닌데 왜 끝난 것 같은 느낌이 드는지 모르겠다. 시간이 거꾸로 가는 것 같다. 조림지의 색은 처음 이곳에 왔을 때와 같이 변했다. 모든 것이 처음 그대로 있었던 것처럼. 4월 이곳에 왔을 때의 누런 풀들과 군데군데 눈이 쌓여있고 약간 쌀쌀해졌다. 처음에 시작했던 그 순서대로 마무리를 했다. 가을식재를 끝내고, 재물조사를 하고, 쓰레기를 줍고, 조림지를 점검했다. 그렇게 마무리가 되었고, 이제 겨울사업을 남겨두고 모두들 조림사업 안에 마지막 인사를 했다. 떠나실 분들은 떠나시고, 남을 분들은 다시 만날 수 있겠지. 모든 이별은 참 아픈 것 같다. 나는 주민 분들에게 진심을 다하지 않은 줄 알았다. 하나도 슬프지 않을 줄 알았는데, 우리 다시 만날 수 있는 거죠? 라는 한마디에 마음이 아프고 서로를 안아주며 수고했다는 한마디에 눈물이 났다.

올해 식재작업을 마무리하고 주민직원들과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정이 많이 쌓인 것을 느꼈다.

 

#마내.(우리)

5월 포플러 양묘작업을 할 때 주민 분들과 포플러 나무를 일정한 크기로 자르면서, 내가 서툴게 작업할 때 마다 옆에서 지켜보시고 ‘이렇게 하는 거야.’ 라며 알려주시던 어써죠 아줌마가 생각난다. 아줌마 옆에 붙어서 ‘이렇게 해요? 이게 맞아요?’ 하며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물었다. 그럼 나는 괜히 잡일을 돕는 아줌마의 딸이 된 것 같은 느낌에 기분이 좋아졌다.
7월이 되어 관수가 바쁜 시기에 바인나 아저씨는 4차방풍림단지의 포플러 나무들을 열심히 돌보셨다. 우물을 돌리는 발전기가 고장이 났을 때 나는 바인나 아저씨에게 달려가서 ‘너겅아찌 사무국 에게 말해요?’ 라고 물었다. 그랬더니 웃으며 ‘걱정마! 우리 조림지에서 문제가 생겼으니 우리가 해결해야지!’ 하셨다. 그 후 팀장님과 같이 손을 보시고 곧이어 발전기에 시동이 걸렸다. 나는 아저씨께서 하신 ‘우리’ 라는 단어가 계속 맴돌았다.

처음 나는 주민 분들을 몽골어로 칭할 때 그냥 ‘아찔따 훈’(일하는 사람) 이라고 했었다. 한국에서 나는 ‘우리’라는 말을 잘 사용하지 않았던 것 같다.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곳에서 나는 ‘마내’(우리) 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마내 아하’ ‘마내탈벵’… 왜일까 생각해보니, ‘마내 허여르, 나모카 미쉘…’ 매번 그렇게 불러주시던 주민 분들께 ‘우리’ 라는 단어를 배우게 된 것 같다. 그렇게 이젠 나도 우리 주민 분을 부를 때 ‘마내 아하’가 자연스러워졌다. ‘우리..’ 그 단어가 참 예쁜 것 같다는 생각을 자주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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