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기후변화씨네톡] '공생하는 지구(Symbiotic Earth)'
글 : 김은영 (푸른아시아 전략홍보실 활동가)

2025년 1월 기후변화씨네톡은 '공생하는 지구(Symbiotic Earth)'였습니다.

생물학자이자 진화 이론가인 린 마굴리스는 남성 중심적인 과학계에 도전장을 내밀어 21세기 과학 혁명을 일으켰습니다. 그녀는 생명체가 유전적 돌연변이와 경쟁을 통해서만 진화했다는 관점 대신, 박테리아가 서로 결합해서 동물, 식물, 그리고 모든 유기체를 형성하는 복잡한 세포를 만들어냈다는 공생설을 제시했습니다. 모든 생명체는 서로 연결되어 있고, 협력하고 있다는 이론은 처음엔 조롱받았지만 오늘날의 우리 자신과 진화, 환경을 바라보는 시각을 완전히 변화하게 만들었습니다.

영화제작자 존 펠드먼은 전세계를 여행하면서 용감한 과학자 린 마굴리스의 연구자들을 만나, ‘진실이 바뀌면 어떻게 될까?’ 질문을 통해 그녀의 삶과 사상을 탐구했습니다. 영화에서는 기후위기와 극단적인 자본주의로 치닫는 우리 세계를 살펴보고,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공생하는 삶의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과학이 진리를 증명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진리에 가까운 근사치, 근접한 이론을 다루기 때문에 진리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진리에 점점 가까워질 수는 있겠지요. 이러한 사실들은 일반 상식으로 스며들지 못했습니다. 과학자가 세상을 증명한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린은 신다원주의를 20세기 소수 종교 분파라고 불렀습니다. 신다윈주의자들은 창조론과 싸우며 자신들의 신념을 퍼뜨렸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다윈주의와 신다윈주의는 그 경계가 흐려져서 구분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신다윈주의자들은 다윈의 주장을 단순화하고 이미지를 바꿔 신화를 만들어냈습니다. 다윈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공통의 조상을 가졌으며, 자연선택을 말했습니다. 생명체가 번식에 성공하면 자신의 특징을 다음 세대에 전달하며, 미세한 변이여도 유용하다면 존속되고, 이런 변이가 진화적 변화를 불러온다는 것이 다윈주의입니다. 신다윈주의는 다윈의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이론과 맨델의 유전법칙을 교묘히 합쳐 단순화 시켰고, 생명을 빼버렸습니다. 린이 반박했던 이론 중 하나는 DNA가 생명체를 통제한다는 것이었습니다. DNA는 세포가 번식할 때 사용되는 세포의 일부일 뿐인데도요.

우리는 흔히 ‘적자생존’, 진화는 생명체들이 생존을 위해 경쟁한 결과라 말하곤 합니다. 하지만 린은 진화는 협력의 결과이며 공생은 진화적 혁신의 원천이라고 했습니다. 또한, 과학적 사고에서 은유의 위험성에 대해 강조했습니다. 은유가 복잡한 생물학 개념을 단순화하는데에는 도움이 되지만, 왜곡, 고착화, 불확실한 전달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경고했습니다. 또한 생물간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간과하게 만든다고 하였습니다. ‘이기적 유전자’ 역시 은유의 표현이며 유전자는 자아가 없고 이익을 챙길 수 없는 것이죠. 이는 신다윈주의와 자본주의 시대정신의 근간을 이루고 있기도 합니다.

결국 모든 생물은 협력하며 상호작용하여 지속되고, 진화에 기여하고, 공생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살고있는 이 시대에는 문제들이 많습니다. 기후위기, 빈곤, 에너지, 기술, 경제 불평등 등 모든 분야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죠. 이 문제들은 모두 연결되어있습니다. 어떤 것도 개별적으로 볼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린 마굴리스의 공생 이론을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당연하게 세상은 인간을 위해 만들어졌고, 지구는 인간이 운영하고 있다고 착각하며 살아왔습니다. 우리는 이제 생각을 바꿔야 할 때입니다. “살아있는 지구” 라는 은유처럼 우리가 지구의 일부이며 우리에겐 자연을 착취할 권리가 있는 것이 아닌, 공생하며 살아갈 의무가 있다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기후변화씨네톡 상영회에 참가해주시고 피드백(의견, 소감, 제안)을 보내주신 회원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참가자 소감_
저는 기후변화씨네톡에 2번째 참여를 하는데요, 오늘 영화는 어려우면서 너무 깊이가 있어서 토론이 필요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길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지만 우리가 살면서 한 번쯤 꼭 봐야 할 중요한 내용의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매우 유행했었던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때,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치고박고 싸우며 쟁탈해왔다는 것에 절망감이 들 때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이 과학자, 특히 여성 과학자분이 칼 세이건의 아내였었다는 것도 상당히 놀라웠고요. 생물학을 연구하던 사람이 결국엔 지구로 돌아와서 이 지구라는 지표가 세균이라던지 세포라던지 살아있다는 것을 전해줄 때, 그리고 그 핵심이 공생이라는 것을 말해줄 때 매우 통쾌했습니다. 물론 100%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이것은 정말 소장하면서 두고두고 꺼내보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2025년도에 첫 작품으로, 이렇게 많은 분들과 함께 보기 좋은 영화를 골라주셔서 감사하다고 느꼈습니다.
저는 미생물의 노래 소리가 중간에 휴식을 주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너를 만나기 전에 잘 지냈어 너 없이도 잘 지낸다’하는 가사가 인상깊었는데요, 미생물의 영향력이 엄청난거구나라고 느꼈습니다. 우리 인간은 너 없으면 못 살고, 나 혼자 못 살잖아요. 그래서 미생물과 함께 사는 이 세상을 다시 한 번 바라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기후변화씨네톡 워킹그룹은 항상 여러분들의 피드백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메일(greenasia@greenasia.kr)을 활용해 주세요^^
회원님들과의 소통을 통해 늘 영감 있는 영화를 상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월 20일(목요일)에도 여러분들에게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영화를 준비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기후변화씨네톡’은 기후변화 문제를 시민들이 좀 더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매월 세 번째 목요일에 기후변화&환경 관련 영화 상영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영화 상영회에 대한 소식을 받고 싶다면 greenasia@greenasia.kr로 문의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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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기후변화씨네톡] '공생하는 지구(Symbiotic Earth)'
글 : 김은영 (푸른아시아 전략홍보실 활동가)
2025년 1월 기후변화씨네톡은 '공생하는 지구(Symbiotic Earth)'였습니다.
생물학자이자 진화 이론가인 린 마굴리스는 남성 중심적인 과학계에 도전장을 내밀어 21세기 과학 혁명을 일으켰습니다. 그녀는 생명체가 유전적 돌연변이와 경쟁을 통해서만 진화했다는 관점 대신, 박테리아가 서로 결합해서 동물, 식물, 그리고 모든 유기체를 형성하는 복잡한 세포를 만들어냈다는 공생설을 제시했습니다. 모든 생명체는 서로 연결되어 있고, 협력하고 있다는 이론은 처음엔 조롱받았지만 오늘날의 우리 자신과 진화, 환경을 바라보는 시각을 완전히 변화하게 만들었습니다.
영화제작자 존 펠드먼은 전세계를 여행하면서 용감한 과학자 린 마굴리스의 연구자들을 만나, ‘진실이 바뀌면 어떻게 될까?’ 질문을 통해 그녀의 삶과 사상을 탐구했습니다. 영화에서는 기후위기와 극단적인 자본주의로 치닫는 우리 세계를 살펴보고,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공생하는 삶의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과학이 진리를 증명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진리에 가까운 근사치, 근접한 이론을 다루기 때문에 진리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진리에 점점 가까워질 수는 있겠지요. 이러한 사실들은 일반 상식으로 스며들지 못했습니다. 과학자가 세상을 증명한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린은 신다원주의를 20세기 소수 종교 분파라고 불렀습니다. 신다윈주의자들은 창조론과 싸우며 자신들의 신념을 퍼뜨렸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다윈주의와 신다윈주의는 그 경계가 흐려져서 구분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신다윈주의자들은 다윈의 주장을 단순화하고 이미지를 바꿔 신화를 만들어냈습니다. 다윈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공통의 조상을 가졌으며, 자연선택을 말했습니다. 생명체가 번식에 성공하면 자신의 특징을 다음 세대에 전달하며, 미세한 변이여도 유용하다면 존속되고, 이런 변이가 진화적 변화를 불러온다는 것이 다윈주의입니다. 신다윈주의는 다윈의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이론과 맨델의 유전법칙을 교묘히 합쳐 단순화 시켰고, 생명을 빼버렸습니다. 린이 반박했던 이론 중 하나는 DNA가 생명체를 통제한다는 것이었습니다. DNA는 세포가 번식할 때 사용되는 세포의 일부일 뿐인데도요.
우리는 흔히 ‘적자생존’, 진화는 생명체들이 생존을 위해 경쟁한 결과라 말하곤 합니다. 하지만 린은 진화는 협력의 결과이며 공생은 진화적 혁신의 원천이라고 했습니다. 또한, 과학적 사고에서 은유의 위험성에 대해 강조했습니다. 은유가 복잡한 생물학 개념을 단순화하는데에는 도움이 되지만, 왜곡, 고착화, 불확실한 전달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경고했습니다. 또한 생물간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간과하게 만든다고 하였습니다. ‘이기적 유전자’ 역시 은유의 표현이며 유전자는 자아가 없고 이익을 챙길 수 없는 것이죠. 이는 신다윈주의와 자본주의 시대정신의 근간을 이루고 있기도 합니다.
결국 모든 생물은 협력하며 상호작용하여 지속되고, 진화에 기여하고, 공생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살고있는 이 시대에는 문제들이 많습니다. 기후위기, 빈곤, 에너지, 기술, 경제 불평등 등 모든 분야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죠. 이 문제들은 모두 연결되어있습니다. 어떤 것도 개별적으로 볼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린 마굴리스의 공생 이론을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당연하게 세상은 인간을 위해 만들어졌고, 지구는 인간이 운영하고 있다고 착각하며 살아왔습니다. 우리는 이제 생각을 바꿔야 할 때입니다. “살아있는 지구” 라는 은유처럼 우리가 지구의 일부이며 우리에겐 자연을 착취할 권리가 있는 것이 아닌, 공생하며 살아갈 의무가 있다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기후변화씨네톡 상영회에 참가해주시고 피드백(의견, 소감, 제안)을 보내주신 회원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참가자 소감_
저는 기후변화씨네톡에 2번째 참여를 하는데요, 오늘 영화는 어려우면서 너무 깊이가 있어서 토론이 필요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길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지만 우리가 살면서 한 번쯤 꼭 봐야 할 중요한 내용의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매우 유행했었던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때,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치고박고 싸우며 쟁탈해왔다는 것에 절망감이 들 때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이 과학자, 특히 여성 과학자분이 칼 세이건의 아내였었다는 것도 상당히 놀라웠고요. 생물학을 연구하던 사람이 결국엔 지구로 돌아와서 이 지구라는 지표가 세균이라던지 세포라던지 살아있다는 것을 전해줄 때, 그리고 그 핵심이 공생이라는 것을 말해줄 때 매우 통쾌했습니다. 물론 100%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이것은 정말 소장하면서 두고두고 꺼내보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2025년도에 첫 작품으로, 이렇게 많은 분들과 함께 보기 좋은 영화를 골라주셔서 감사하다고 느꼈습니다.
저는 미생물의 노래 소리가 중간에 휴식을 주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너를 만나기 전에 잘 지냈어 너 없이도 잘 지낸다’하는 가사가 인상깊었는데요, 미생물의 영향력이 엄청난거구나라고 느꼈습니다. 우리 인간은 너 없으면 못 살고, 나 혼자 못 살잖아요. 그래서 미생물과 함께 사는 이 세상을 다시 한 번 바라보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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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0일(목요일)에도 여러분들에게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영화를 준비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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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 세 번째 목요일에 기후변화&환경 관련 영화 상영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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