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기후변화씨네톡] '느티나무 아래'

[2월 기후변화씨네톡] '느티나무 아래'

 

글 : 김은영 (푸른아시아 전략홍보실 활동가)

 

2025년 2월 기후변화씨네톡은 '느티나무 아래'였습니다.


충북 괴산에 자리잡고 있는 우리씨앗농장, 여기는 한국 재래종, 토종 씨앗(우리씨앗)을 채종하고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곳입니다. 갓끈동부, 밭벼, 자주감자, 구억배추 등 200여 개의 토종 씨앗이 자연적 상태에서 자라고, 순환되고 있습니다. 농장에는 70대 농부와 30~40대 청년 농부들이 함께 일합니다. 겨울에서 겨울까지 밭을 갈고, 논을 넘나들지요. 기후위기로 생태계가 무너져 가고, 대량생산-대량소비의 쳇바퀴 속에서 농부와 토종 씨앗은 어떻게 생존하며, 자신들의 자리를 지켜나갈 수 있을까요?


영화 상영 후 출연자 안상희 대표와 함께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했습니다.


출연자(안상희 우리씨앗농장 대표)와의 대화_

질문: 영화 중간에 내레이션으로 안상희 대표님이 우리 땅과 토종 씨앗을 지키는 것이 마지막 소명으로 생각하신다고 하셨는데, 제가 생각했던 농부들은 한가지 작물을 대량 생산해서 상업적으로 농사를 짓는 분들이 대부분이었거든요. 우리 씨앗을 지켜야겠다는 결심을 한 계기가 있었나요?

답: 제가 한살림(생산자)을 하다보니, 농업을 할 때 반드시 외국에서 들어오는 씨앗을 꼭 사서 농사를 지어야 할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IMF를 겪으면서 우리나라의 씨앗 산업이, 우리나라의 큰 회사가 4곳이 있었는데 그 중 3곳이 다국적기업으로 넘어갔습니다. 그러는 바람에 씨앗을 우리가 마음대로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물려받은 땅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가 그런 위기가 닥쳤는데, 그러면 우리 씨앗이 없을 때는 어떻게 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왕 농사를 짓고 있으니 씨앗 지키는 일을 해보자 싶었고요. 제가 혼자 결정할 수는 없어서, 괴산 한살림 생산자 연합회와 우리 씨앗을 지키는 ‘한살림운동’을 해보면 좋겠다고 협의를 한 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영화에는 우리씨앗이 120종이라고 나오는데, 제가 그저께까지 정리를 해보니까 200여가지가 되더라고요. 그리고 아직 하지 않은 종자가 40여가지가 될 것 같고요. 240~50종은 현재 보존을 하고 있고요. 많지는 않지만 누가 시험 재배를 해본다고 할 때 조금 드릴 수는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제게 “귀한 일을 하고 있으시네요.”, “어려운 일 하고 계시네요.” 하시는데 저는 농민이라면 사명감도 아니고 소명도 아닌, 씨앗을 지킬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하면서도 회원들과 재미있게, 수다 떨면서 하고 있습니다.

 

질문: 오늘 영화 정말 감명깊게 잘 보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배경지식이 없어서, 중요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영화를 감상한 것 같아서 기초적인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요. ‘우리 씨앗’이라는 것, ‘토종’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거든요. 예를 들면 인종같은 것도 생각해보면 정치적으로 결정되는 것이고 구성되는 거잖아요. 씨앗도 어떠한 조건으로 그것이 토종으로 만들어질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대표님께서 하시는 일이 우리 씨앗을 지키고 보존하는 일이라면 제도적인 조건이 있을 것 같아요.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저도 이 일이 얼마나 귀한 일인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답: 저는 ‘토종’이라는 단어는 잘 쓰지 않습니다. 농장 이름도 우리씨앗농장이라고 지었듯이, 저는 ‘우리 씨앗’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다 생각하고요. 지금 우리나라에서 토종씨앗을 가지고 구분을 할 수 있는 것은 유전자 검사를 하는 방법이 있어요. 그래서 이 씨앗이 토종인지 아닌지 국가기관에서 확정을 해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농민 입장에서 그 방법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자신이 농사지은 씨앗을 남에게도 나눠주고, 내가 계속해서 농사를 짓다보니 수백년 내려오면서 그 씨앗을 토종이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에서 토종 씨앗은 콩밖에 없게 됩니다. 문익점의 목화씨도 외국에서 들여온 것이고 그렇잖아요. 그러나 우리씨앗농장에서 씨앗을 받아 계속해서 후대에 물려주면 그것이 ‘우리 씨앗’이지 않을까요? 대신 외국에서 들여온 씨앗 중에서 일회용 씨앗, 유전자 변형 씨앗, 불임 씨앗이 있는지는 검증이 필요할 것 같고요. 그래서 우리씨앗농장에서는 농사를 지어서 원형 그대로 보존되며 계속해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씨앗이라면 그것을 우리씨앗이라고 봅니다. 믿지 못할 씨앗이 아니라 믿을 수 있는 씨앗이 우리 씨앗이라고 생각하고요. 아까 일회용 씨앗, 유전자 조작 씨앗, 불임 씨앗 등으로 말씀드렸잖아요? 요즘 씨앗들은 거의 다 일회용이 많습니다. 한 번 심은 후에 다시 심으면 제대로 클 수 없고, 혹시라도 열매를 맺는다 한들 시원찮은 열매가 나옵니다. 불임 씨앗은 다음에 못쓰게 만들어놓은 씨앗입니다. 유전자 조작 씨앗은 식물이 아닌 다른 생물의 유전자를 주입한 것인데, 요즘에는 잡초가 안생기는 씨앗도 나오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우리가 믿지 못하는 씨앗을 계속 농사짓는다는 것이 과연 옳은지, 다시 한 번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씨앗의 70% 이상은 외국에서 들여온 것입니다. 안타깝지요. 정부에서 이미 농사 말살 정책을 펼쳤기 때문에 다시 돌아갈 방법이 없습니다. 그러나 저와 같은 사람이 한 사람, 두 사람 있다면 (우리 씨앗을) 지킬 수 있겠지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씨앗 창고를 없애버리잖아요. 그렇게 되면 그 주민들은 농사를 지을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도 다른 나라도 그렇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씨앗은 반드시 농사꾼이 지켜야하고, 우리 씨앗은 우리가 지켜야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질문: 감사합니다. 저는 강원도의 시골 출신이어서 농부님의 이야기를 보면서 참 가슴이 아프기도 하고, 수행자의 삶을 사시는 것이 존경스럽다고 생각했습니다. 농사를 짓는 친구들을 보면 어지간히 농사를 지어봐야 1년에 현금으로 천만 원 만지기가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대표님은 농사를 지으시는 것만으로도 생계가 유지가 되시는지요? 이것이 첫 번째고요. 두 번째 질문은 한 살림이라는 조직이 없다면 우리 씨앗을 지키는 일이 가능할까요?

답: 네, 밥은 먹고 살았기 때문에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리고 제가 개인적으로 이 운동을 했다면 정말 먹고살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시작할 때에 한살림 운동의 한 꼭지로, 제2의 한살림 운동이 우리 씨앗 지키기 운동이라고 공표를 했기 때문에 한살림에서 도와주면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농장 공식 명칭이 ‘농업회사법인 한살림 우리씨앗농장 주식회사’입니다. 그래서 전 지역 한살림에서 출자하고, 조합원님들이 스스로 씨앗 받아서 나눠주면서, 이 씨앗은 팔 수 없거든요. 그러면서 CMS후원을 만들어서 후원을 해주시고 있습니다. 저는 처음에 1인 1천 원만 하고 싶다고 했는데 한살림에서 도저히 안된다고 하길래 1년 끌다가 3천 원/5천 원으로 매월 회원님들이 후원을 해주시고 계시고요. 2018년부터 시작을 했습니다. 한살림 운동을 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분명히 말씀을 드리고 싶고, 이것이 국민 운동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람을 가지고 싶습니다. 외국에서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저희 농장에 오시기도 합니다. 한살림 운동뿐 아니라 전국민적운동, 전지구적운동이 씨앗지키는 일이 되어야한다고 생각을 하고 지금은 핵전쟁의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질문: 저는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교사인데요, 몇몇 교사들과 함께 텃밭을 가꾸는 교육농 협동조합 회원이기도 합니다. 시간이 돼서 참여하게 됐는데 좋은 영화를 볼 수 있어서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에 나무에 올라가셔서 커다란 둥지 같은 것을 따셨는데 그게 궁금하고요. 선생님들끼리 지역의 의미있는 농장을 탐방하는 활동도 하고 있거든요. 우리씨앗농장에 방문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답: 저희 농장은 초등학교, 중학교, 대학교 학생들과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사무국장님과 미리 연락해서 오시면 언제든지 방문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나무에서 딴 것은 말벌집입니다. 말벌에게 쏘이면 생명이 위험할 정도거든요.

 

마지막으로 기후변화씨네톡 상영회에 참가해주시고 피드백(의견, 소감, 제안)을 보내주신 회원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참가자 소감_

우리나라 식량안보 최전선에서 지켜주시는 대표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는 도시 출신이라 농사에 대해 하나도 모르고 살아왔지만 무모하게 텃밭 농사에 도전을 해봤습니다. 직접 농사를 지어보니 풀이며, 날씨며, 농사를 배울수록 정말 힘들고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즐겁게 일을 하시지만, 쉼 없는 노동으로 우리 식량을 지켜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다 알고 계시겠지만 세계대전에서 화확 물질을 만든 회사들이 모두 다국적기업이 되었잖아요. 조작된 씨앗과 비료를 이용해 산업농을 해야지만 사람들이 먹고살 수 있고, 좋고 예쁜 물건을 생산할 수 있다고 주입해왔거든요. 토종 작물이 보기에는 좋지 않아 보이거나 특별히 맛이 좋지 않아도 우리가 더 많이 이용하면 좋겠습니다.


기후변화씨네톡 워킹그룹은 항상 여러분들의 피드백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메일(greenasia@greenasia.kr)을 활용해 주세요^^

회원님들과의 소통을 통해 늘 영감 있는 영화를 상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3월 20일(목요일)에도 여러분들에게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영화를 준비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기후변화씨네톡’은 기후변화 문제를 시민들이 좀 더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매월 세 번째 목요일에 기후변화&환경 관련 영화 상영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영화 상영회에 대한 소식을 받고 싶다면 greenasia@greenasia.kr로 문의하세요. :)


🏠기후변화 씨네톡 홈페이지에 놀러와보세요! 👉 https://climate-cinema.imweb.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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